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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인사이트[10월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한 사람의 제안, 화장실이 한 나라의 집이 되다

상하
2025-10-14
조회수 119


Title : 한 사람의 제안, 화장실이 한 나라의 집이 되다

Keyword : 백남준, 황금사자상, 한국관, 화장실

Writer: 상하


Main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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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 건립 초기 모습 ©Mancuso E Serena Architetti Associati / Image courtesy of Arts Council Korea

1895년, 베니스에 첫 국제 미술전이 열렸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시작이다. 유럽의 제국주의와 근대 박람회 문화가 결합된 이 행사는 ‘예술을 통해 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로 출발했다. 당시 비엔날레는 각국의 예술 수준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일종의 문화 외교 무대였다. 자르디니 정원 안에 벨기에관을 시작으로 각국의 ‘국가관’이 하나둘 세워지고, 마침내 1995년에 한국관이 마지막 자리에 들어섰다. 그 뒤에는 예술가 백남준이 있었다. 그는 1993년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된 비엔날레 역사상 첫 ‘한국인’이었다. 그해 비엔날레는 유럽 중심의 미술 질서가 흔들리던 시기였고, 감독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는 다문화주의와 초국가주의를 내세워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전시를 시도했다. 백남준은 독일관 작가로 참여했고, 비엔날레 공식 홍보 광고까지 맡으며 예술과 미디어, 문화 정치의 경계를 모두 넘나들었다. 그해 백남준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한국관 건설이 실행된다.


“한국 미술이 세계로 나가려면, 베니스에 한국관이 있어야 한다.”


수상 직후, 그는 사비를 들여 건축가 김석철과 베니스대 교수 프랑코 만쿠소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이듬해 김영삼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한국관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문화체육부가 건립 추진을 결정한다. 베니스 시의 건축 규제는 까다로웠다. 당시 비엔날레가 열렸던 자르디니 국가관은 20세기 초 강대국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으며, 호주관을 끝으로 15년 동안 새로운 국가관 건립이 엄격하게 금지되었다.2 자르디니 공원은 녹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설비를 위해 땅을 파거나, 수목을 해치는 행위조차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고, 보수 공사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베니스 시의 허가가 필수적이었다. 백남준은 끝까지 설득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베니스 시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기회입니다. 

남북이 함께 참여해 문화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한다면,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까요.”


한국 미술의 세계 진출은 그렇게 한 예술가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1995년, 자르디니 공원의 엄격한 규제 아래에 본래 관리 사무소와 화장실이 들어서기로 예정되어 있던 독일관과 일본관 사이의 공간에 한국관이 마지막 국가관으로 설립되었다. 첫 전시에는 전수천, 송영수, 이불, 박이소 등이 참여했고, 그해 전수천은 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했다. 첫해부터 들려온 수상 소식은 한국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제무대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미술이 처음으로 ‘세계의 언어’로 호명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관의 건립은 단순한 전시 공간 확보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에 정부는 ‘지방에서 세계로’라는 문화정책 기조 아래 한국의 국제 문화 외교를 강화하고 있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그 정책의 상징적 성과였고, 이후 광주비엔날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통해서 본 한국미술의 발자취와 동시대 미술 현장 탐구”, 이화여자대학교, 2024

김보경 기자, 비엔날레 한국관의 30년 역사 돌아보기, ****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2023. 11. 14 http://news.karts.ac.kr/?p=1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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